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이란의 향신료 가득한 전통 음식 ‘체로스카’와 케밥 문화

 

중동의 심장부에 위치한 이란은 고대 페르시아 문명의 뿌리를 지닌 나라로, 그 풍부한 역사만큼이나 깊은 음식 문화를 자랑합니다.

 

이란 음식은 다채로운 향신료, 신선한 재료, 정성 어린 조리법으로 유명하며, 시각과 후각, 미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요리들이 가득합니다. 특히 이란 사람들의 일상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전통 요리 중 하나가 바로 ‘체로스카(Chelo Sorkhkar)’,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페르시안 케밥입니다.

 

 

체로스카(Chelo Sorkhkar): 향신료의 풍미가 녹아든 전통 밥 요리

체로스카는 엄밀히 말하면 ‘체로(Chelo, 흰 쌀밥)’와 특정 고기 혹은 스튜와의 조합을 가리킵니다. 그중에서도 ‘체로스카’라는 명칭은 보통 이란식 향신료 밥과 함께 제공되는 버터, 사프란, 숯불 향이 감도는 고기요리를 의미하며, 이란 가정식 중에서도 손님접대에 자주 등장합니다.

 

이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는 고슬고슬하고 윤기나는 이란식 쌀밥입니다. 쌀은 몇 시간 동안 소금물에 불린 뒤, 한 번 삶아서 물을 버리고 다시 찌는 방식으로 조리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중앙아시아식 필라프와는 다른, 독특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가진 밥이 완성됩니다.

 

밥 위에는 사프란 물에 버무린 밥 한 줌이 얹혀 황금빛을 내며, 녹인 버터를 위에 부어 향을 더합니다. 여기에 함께 나오는 스카(Sorkhkar)는 주로 양고기나 닭고기를 양념에 절여 구운 요리로, 다양한 향신료—심지어 계피나 장미꽃잎도 일부 레시피에 포함됩니다—를 사용하여 깊은 맛을 냅니다. 이란의 고기요리는 단순한 소금과 후추만으로 조리하지 않고, 강황, 큐민, 코리앤더, 팔각, 카르다몸, 레몬즙 등으로 섬세한 밸런스를 맞춥니다.

 

 

이란의 케밥 문화: 단순한 숯불구이를 넘어서

이란에서 케밥은 단순히 고기를 구운 요리가 아닙니다. 각 지방마다 고유의 스타일과 향신료, 고기 종류가 다르며, 그 조리 방식 또한 세밀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종류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1. 첼로 케밥(Chelo Kebab)

이란에서 가장 유명한 케밥으로, **고슬고슬한 쌀밥(체로)**과 함께 제공되며, 정통 방식으로는 양고기 다짐육에 양파와 약간의 향신료를 넣고 꼬치에 꿰어 숯불에 굽습니다. 여기에 사프란, 버터, 구운 토마토가 함께 제공되어 풍성한 식감을 선사합니다.

 

2. 코비데 케밥(Koobideh)

다진 양고기 또는 쇠고기에 다진 양파와 약간의 소금만을 넣어 고유의 고기 맛을 살리는 방식입니다. 두꺼운 꼬치에 꿰어 구우며,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특징입니다. 체로와 함께 먹을 때 가장 많이 선택되는 케밥이기도 합니다.

 

3. 바르그 케밥(Barg)

얇게 저민 쇠고기나 양고기를 연육 처리 후 꼬치에 꿰어 굽는 고급 케밥입니다. 주로 명절이나 특별한 날 즐기며, 고기 본연의 맛과 육즙을 가장 잘 살리는 케밥으로 손꼽힙니다.

 

4. 졸레 케밥(Joojeh Kebab)

닭고기를 요거트, 레몬즙, 양파, 사프란 등에 하룻밤 이상 재운 뒤 구운 요리입니다. 쫄깃하고 부드럽고, 사프란 덕분에 노란색이 감도는 고운 빛깔을 자랑합니다. 체로 케밥 다음으로 인기 있는 메뉴로, 여성과 어린이들이 특히 선호합니다.

 

곁들이는 음식과 음식 문화

이란에서는 케밥과 체로 외에도 다양한 반찬과 절임류(토르시), 요거트(마스토 무세르), 생야채를 함께 곁들여 식탁을 완성합니다. 또한 **도우(Dugh)**라는 민트가 들어간 탄산 요거트 음료가 매우 일반적으로 식사와 함께 제공되며, 느끼함을 줄여주고 소화를 도와줍니다.

 

식사는 보통 바닥에 깔린 카펫 위에 커다란 천을 깔고 공동 식사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가족 구성원들은 접시를 나눠 먹으며, 식사 자체가 하나의 사회적 행위로 여겨집니다.

 

 

이란의 음식 문화는 단순한 식욕을 채우는 차원을 넘어, 그들의 역사와 미적 감각, 그리고 공동체적 삶을 반영합니다. ‘체로스카’는 이란의 쌀 문화와 고기 요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 요리이며, 다양한 형태의 케밥은 이란인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입니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맛보기 어려운 향신료 조합과 조리법은 이란 음식을 더욱 특별하게 만듭니다. 이란을 여행하거나 현지 식당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단 한 끼라도 체로스카와 전통 케밥을 꼭 경험해보시길 추천합니다. 맛뿐만 아니라 그 속에 녹아든 문화와 전통이 고스란히 전해져올 것입니다.